특급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를 소개합니다.
전 세계 800만 부 이상이 팔린 동명의 소설에 B급 감성을 곁들인 유쾌한 이야기입니다.
100세 생일을 맞은 알란 칼슨 역의 로버트 구스타프슨 배우와 우연히 함께 동행하게 되는 율리우스 역의 이와 위클란더 배우가 출연합니다.
1. 줄거리
내 것 중의 최고인 반려 고양이와의 시간을 보내는 한 노인을 비추며 영화는 시작됩니다.
밖에 나간 고양이가 돌아오지 않자 찾으러 가는 할아버지 알란은 자신의 고양이가 야생 여우에게 죽임을 당한 걸 알게 됩니다.
그에 대한 복수로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하고 여우가 오자마자 곧바로 터뜨리는데, 그 소동으로 양로원 신세를 지게 됩니다.
100세 생일을 맞은 알란은 폭죽놀이를 하던 한 아이를 보고는 창문을 넘어 그대로 요양원을 훌쩍 떠나버립니다.
발길 닿는 대로 가던 알란은 버스정류장에 도착하고 단지 바로 떠날 수 있는 표를 끊게 됩니다.
버스를 기다리다 화장실이 급해 보이는 사내인 불탄의 가방을 등 떠밀려 맡게 되는데, 건망증이 있던 알란은 그걸 그대로 들고 버스에 타고 맙니다.
그렇게 가방과 함께 도착한 외딴 마을에서 우연히 율리우스를 만납니다.
둘은 이것도 인연이라며, 율리우스 집에서 술 한 잔 곁들이며 시간을 보냅니다.
가방 주인인 불탄은 역무원을 인질 삼아 알란을 쫓아옵니다.
율리우스와 불탄이 실랑이가 붙은 순간 알란이 불탄을 급습하고 쓰러진 불탄을 냉동고 안에 그대로 넣어버립니다.
사실 그 가방 안엔 무려 5천만 크로나, 한화로 60억이 조금 넘는 금액이 들어있습니다.
죽일 생각 없이 단지 불탄이 깨어나길 기다리던 둘은 냉동고가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고 이미 동사한 불탄을 발견합니다.
사실 불탄은 돈가방을 옮기는 역할이고, 그 돈의 주인은 무시무시한 마피아 조직의 은밀한 돈이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리 없던 두 사람은 시체를 처리하기로 하는데, 치밀한 전략도 은폐도 없이 농담 따먹기를 하며, 어찌어찌 불탄의 시체를 치웁니다.
사실 엄청 잔인할 수 있는 장면인데, 노인의 연륜인가 싶기도 하고 너무 무심한 느낌이라 실소를 유발합니다.
영화는 알란의 어린 시설로 돌아갑니다.
광장에서 피임법을 주장하다 신성모독으로 처형당하는 아버지와 그 후 병으로 어머니마저 운명을 달리합니다.
인생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되고 세상은 그런대로 살아가게 된다는 유언을 남깁니다.
이 말은 알란에게 인생을 관통하는 가치관이 됩니다.
그렇게 혼자 생활하던 알란은 일찌감치 화약에 눈을 뜨게 되고, 폭발 테스트를 하다 사람을 죽여버립니다.
그리곤 정신병원 생활을 하다 어느덧 성인이 되고 퇴원한 알란은 포탄을 만드는 공장에서 우연히 일하게 됩니다.
스페인 내전이 시작됐을 무렵 알란은 동료 에스테반을 따라 혁명군으로 들어가 자신의 특기를 살려 온갖 거점을 파괴하는 역할을 합니다.
폭탄 설치도 지겨울 무렵 동료 에스테반의 주적인 독재자 프랑코 총통을 얼떨결에 살려주게 됩니다.
그로 인해 거한 만찬까지 얻어먹고 총통의 이름으로 총까지 선물 받습니다.
미국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알란은 또 우연히 핵폭탄 개발 프로그램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알란은 총책임자인 오펜하이머에게 핵폭탄 제조의 결정적인 단서를 알려주면서 해리 트루먼 부통령의 신임을 받게 됩니다.
그렇게 고향 스웨덴으로 돌아온 알란은 물리학자 유이 포포프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절친이 됩니다.
포포프를 따라 소련으로 넘어와 사회주의 체제의 주역인 스탈린까지 만나게 됩니다.
원자폭탄에 대해 알려달라는 스탈린에게 술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 당돌한 알란입니다.
또 그걸 들어주는 스탈린과 현장에 있던 참모들까지 모두 함께 대환장 술파티를 벌이게 됩니다.
술에 취한 알란은 사실 자신이 프랑코를 살려줬다고 말실수를 하게 되고 이념갈등에 민감하던 시절이라 알란은 그 말실수 하나에 수감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곳에선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지능이 모자란 동생인 허버트 아인슈타인과 함께 합니다.
이번에도 얼결에 알버트가 주워온 수류탄으로 트럭을 폭파하고 유유히 그곳을 빠져나옵니다.
우연히 참석한 외무부 장관 파티에서 소련 스파이를 알아보게 된 알란은 공을 인정받아 미국과 소련을 오가는 이중첩자로 활동합니다.
근데 러시아와 미국 모두 쓰레기 정보만 줬다고 고백하는데, 그 정보 때문에 엉뚱한 희생자가 나오고 절친인 유리 포포프가 죽고 나서야 그 일을 그만둡니다.
이렇게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던 알란은 현재에서도 역시 발길 닿는 대로 즉흥적인 삶을 살고 있었던 겁니다.
소심한 청년 베니의 차를 히치하이킹 한 알란과 율리우스는 우연히 도착한 호숫가 오두막에 닿습니다.
동물보호가 구닐라의 집에 묵기로 한 세 사람은 전 남자 친구가 서커스단에서 구조한 코끼리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전 남자 친구는 아직 미련을 못 버리고 구닐라를 자꾸 찾아오는데, 사실 전 남자 친구는 돈가방 주인의 심부름꾼이자 노인을 쫓는 힌켄의 동생이었습니다.
우연히 노인이 구닐라의 집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형 힌켄은 총을 들고 찾아갑니다.
돈가방을 갖고 나가려고 하는데, 총을 들고 위협하는 구닐라를 피해 뒷걸음질 치다 그만 코끼리에 깔려 힌켄은 압사하게 됩니다.
결국 이 네 사람은 공범이 되고, 절친 아들이던 알렉의 도움으로 탈출을 계획합니다.
근데 살인을 저지르고 쫓기는 사람 치고는 넷 다 너무 평온하기만 한 모습인데, 돈가방에 있는 돈마저도 아무도 욕심내지 않습니다.
결국 부하들을 다 잃고 직접 찾아온 두목 자단은 알란의 무리들을 마주치는데, 멈추지 못하는 버스가 그만 자단의 차까지 들이박고 맙니다.
의식을 잃은 자단을 버스에 태워 가던 길 가는 이들은 그만 돈가방을 돌려주기로 합니다.
그러나 자단은 기억상실에 걸려버리고 알란은 그런 자단에게 네가 원하는 곳으로 가자고 합니다.
코어 메모리는 남아있던 자단이었는지, 발리로 향하자고 하는 자단의 말에 마피아 두목이 있는 발리로 룰루랄라 다 같이 길을 떠납니다.
이상한 조합이지만, 귀여운 모습의 이들은 발리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냅니다.
그러다 우연히 돈가방 주인을 마주치는데, 운전사의 실수로 그 차 또한 전복돼 최후를 맞게 됩니다.
이상한 우연이 겹쳐 마침내 이들은 창문을 넘어 낙원에서의 일상을 보내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2. 감상 포인트
100세 노인 알란이 돈가방을 손에 넣으며 벌어지는 일들과 알란의 인생을 중심으로 본 현대사를 다룬 이야기입니다.
플래시백 기법으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급변하는 현대사를 보여줍니다.
스웨덴 B급 감성이 녹아있어 현대사라곤 해도 그리 복잡하지도 그리 대단하지도 않습니다.
분명한 건 세계 역사를 바꾼 현장엔 늘 알란이 있었고, 아무런 의도도 정치색도 없는 알란의 말에 벌어지는 그 일들이 얼마나 즉흥적이었나를 나타냅니다.
경쾌하지만, 위정자에 대한 냉소적인 시각이 좀 담겼다고 보시면 됩니다.
단지 돈가방을 사이에 둔 그 소동극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지루할 수도 있는데, 2차 세계대전 전후 모든 중대사가 이야기가 맞물려가도록 배치해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얼렁뚱땅 역사해석 사이에 세계사 인물들이 총출동하는데, 그거 보는 맛도 쏠쏠합니다.
원작에선 북한과 남한, 김일성과 김정일도 나오는데 그 부분이 영화에선 생략되서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웠습니다.
3. 총평
마지막에 베니가 구닐라에게 고백하고 싶은데 주저하고 있을 때 했던 알란의 말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내일이 있으리란 보장이 없으니 소중한 순간이 오면 따지지 말고 누릴 것.”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이 남은 사람들에겐 작은 일에도 기분이 나빴다 좋았다 출렁이는데, 100세 노인이 한 이 말에서 단지 하루를 열심히 살기보다 소중히 쓰라는 말로 들려 24시간이 모자라 발 동동거리는 저한테는 큰 위로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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