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imple 표 ★
전시 명 | 안드레아스 거스키 전 |
위치 | 아모레퍼시픽미술관 (APMA) 용산역에서 도보 5분 거리 |
전시기간 | ~2022년 08월 14일(일) |
가격 | 19세 이상 성인 : 17,000원 만 7~18세, 만 65세 이상 : 13,000원 국가유공자, 장애인(보호자 1인 포함), 만 3~6세 : 10,000원 36개월 미만, ICOM카드 소지자 : 무료 |
운영시간 | 화~일 : 10:00 ~ 18:00 월요일 : 휴관 |
사전예약 |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공식사이트에서 예약 후 방문 ( apma.amorepacific.com > Ticket reservation ) |
기타 참고 | 락커룸/코트룸 있음 티켓으로 아모레스토어 20% 할인 관련 앱으로 오디오 도슨트 가능 |
최근에 짬 내서 다녀온 미술 전시 하나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사실 이건희 소장전에 다녀오고 싶었는데 사전예약제도 없어지고 오픈런 하지 않으면
엄청 대기가 길다길래ㅠㅠ 포기하고 찾은 곳!
라이프나 네셔널지오그래픽 처럼 사진에 담긴 피사체 자체가 작품이 되는 사진전 아니고서야
처음엔 사진작가? 하면서 별 기대가 없었어요.
현대사진의 거장이라는 안드레아스 거스키에 대해서도 무지했고요 ㅠㅠ
근데 결론만 말하자면 꽤나 괜찮은 전시였습니다!
사전예약하니 번거롭지도 않고 내부도 조용해서 여유있게 관람하기 좋았습니다 (평일 오전)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으로 들어가면 오른쪽에 미술관 입구가 따로 있습니다!
미술관 입구나 데스크 사진도 찍었는데, 딱히 찾아오기 어렵진 않아서 생략..
전시장 입구, 아마 여기가 포토존 같죠?
그래서 저도 한 컷 😎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좋은 게 전시장 바로 앞에 짐을 보관할 수 있는 락커룸과 화장실이 있어요.
그래서 동선이 깔끔하고 무엇보다 무거운 외투를 보관해주는 코트룸도 있어서 더 편리했어요!
둘 다 무료
1955년생 안드레아스 거스키는 독일 태생으로, 현대사진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대요.
심지어 현존하는 가장 비싼 사진작가 😊
현대사회가 가진 기술의 발달과 환경, 거기에서 오는 문제점과 감성을 담았고
사진에서 특징적인 부분은 압도적인 풍경과 수평, 수직을 강조한 점
그리고 거시적, 미시적 관점을 절묘하게 섞어 작품 앞에 오래 머물게 하는 힘이 있었습니다.
(짧은 제 생각..)
제가 인상 깊게 본 몇 가지 작품만 리뷰해볼게요!
어느 전시에서든 들어서자마자 걸린 첫 작품에 의미를 좀 두는 편입니다.
안드레아스 거스키 전에서의 첫 전시품은 작가 자신이 예술활동을 펼치는 본무대가 나오더라고요.
거스키 스튜디오의 공간인데, 실제로 여기서 작가는 작품을 인화해서 걸어놓고 촬영해서 재조합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철제 가벽과 세로 형태의 사진으로 기하학적인 분위기를 풍기는데, 사이사이 걸린 실제 작품들에서
어떤 이미지인지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했고 보면서 저는 작품뿐 아니라 작가 자신도 이렇게 수평수직의 세상에서
살고 있구나 싶어서 본인을 회고하는 느낌.. 조금은 공허하게도 보였습니다.
드디어 아는 작품이 나왔습니다.
어디선가 본 듯한 ㅋㅋㅋ 신문에서 접했나 스쳐가며 봤나 싶어 거스키 작품이구나 손뼉 쳤어요!
대표작 중에 하나입니다.
알록달록한 색상에 조망하듯 내려보는 풀샷, 세세하게 드러나는 물건과 사람들..
그리고 선 맞춘 가로 진열대, 세로 기둥
실제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대형할인점 모습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다이소나 천냥마트?
1999년 필름 사진을 편집해서 구도와 채도를 재조정했고 그 작품을 2009년에 선보인 겁니다.
가까이서 보시면 제품 이름부터 라벨, 사람의 표정까지 세세하게 다 보여요.
근데 또 멀리서 보면 획일화됐다기보다 오히려 다채롭다고 느낄 정도의 색감과 경쾌함..
아이러니했습니다.
이 작품으로 아 작가가 자신의 사진으로 뭘 말하려고 하는구나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었어요.
저는 이 작품이 가장 좋았던 작품 중 하나였어요.
제가 찍은 사진이 사진을 잘 못 담고 있는데, 색상 자체가 쨍한 오렌지 빛이 강렬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양쪽 사이드엔 사무실입니다.
밤늦도록 일하는 사람들이 보이고 최근 이슈들이 짧은 슬로건으로 전광판에 나오는..
현대사회가 보여주는 화려하지만 성과중심적 모습을 상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 사진에선 안 느껴지시겠지만, 진짜 대형입니다.
올려다봐야해요! 그래서 더 압도적인👏
또또 제가 잘 못 담은 작품... 블로그 하면서 폰카로 찍는 나를 원망해야지
이번엔 파리 최대 규모의 아파트 건물을 포착해 재가공한 작품입니다.
한 피사체를 두고 여러 컷으로 나눠 촬영한 다음에 재조합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소실점을 없애고 창문 크기를 똑같게 맞추고 수평수직을 병적으로 딱 떨어지게끔 하는 거죠.
엄청 큰 건물의 엄청 큰 사이즈의 작품인데, 가까이서 보면 창문 안에 인테리어까지 다 보입니다.
여기서 거시적이면서도 미시적인 디테일을 잘 잡았다는 평이 나오나 봐요.
개미집이나 벌집 아시죠?
우리보다 크나큰 존재가 볼 땐 저희도 그렇게 보이지 않을까요.
이런 격자구조에서 갇힌 것도 아닌 수많은 개인이 살아간다는 게 참으로 역설적인 부분이었습니다.
이번엔 저를 참 오래 서있게 한 작품입니다.
작품명 그대로 시카고 선물거래소의 풍경인데, 정말 혼란스럽죠?
심장부, 옥타곤 사이로 붐비는 많은 사람들.. '플로어 트레이딩'이라고 하는 대면거래방식을 포착했다고 합니다.
마치 경기장에서 무언갈 겨루는 것 같기도 하고, 심지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만나서 일하는데도
자세히 보면 누구 하나 눈을 보며 얘기하는 사람은 없어요.
요즘은 대면거래가 극히 적으니 사라져 가는 디지털 시대 기록이겠지만,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인간성은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아이러니.. 생각이 많아지는 작품입니다.
하아 이 작품이 저의 원탑..
보자마자 압도당한 작품입니다.
처음에 작품설명도 듣지 않고 멀리서 볼 땐 불교적 행사인가 싶었어요.
2007년 작가가 직접 평양에 가서 촬영한 평양 시리즈 중 하나,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
북한에서 규모가 가장 큰 행사인 '아리랑 축제'에서 진행된 매스게임..입니다.
물론 축제 중간중간에 북한을 상징하는 국기나 문구가 있었을 텐데, 작가는 공산주의 국가에 집중한 게 아니라
10만 명이 넘는 군집이 만들어내는 시각적 장관을 그려내고 싶었나 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속에서 북한의 집단성이나 체제, 특수성은 여실히 드러나죠.
또한 저 뒤에 태양과 금강산의 전경.. 마치 핵을 상징하는 듯하지 않나요?
시선도 뭔가 저렇게 위에서 내려다보려면 김정일..정도는 돼야... 최고 지도자의 시선을 담은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사진에선 못 느끼시겠지만, 가까이서 보면 무희들의 표정, 춤사위 하나까지 다 디테일하게 보입니다.
분단국가에 살고 있어서 이 그림이 더 와닿는 것일 수 있어요.
모르는 사람이 보면 우와 대단히 예술적인 나라다, 완성도 높은 공연이다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알기에 이 작품이 거시 미시 이런 작품으로 보이지 않고 착취와 노동으로 포커스가 갔어요..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문구가 딱 맞는 작품
제가 이 전시에서 본 처음이자 마지막의 활기찬 에너지 ㅋㅋㅋㅋㅋ 작품입니다..
경기 시작 전에 두 팀이 한창 정비 중인 순간입니다, 갤러리들도 생동감 있고 모든 사람들이 활동적이죠?
제가 생각한 사진의 진수는 찰나의 순간을 담은 그 한 장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줄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로 정말 최고의 사진이라고 생각했어요.
마치 그림과도 같은? 구도가 단순하지만 객체들이 단순하지 않다 보니 더욱 드라마틱합니다.
명암과 색상 대비도 훌륭하고, 긴장감마저 느껴져요,
크기도 가로로 거대해서 찬찬히 보시면 군중들의 시선이나 표정까지도 세밀하고 엿볼 수 있습니다.
근데 웃긴 건 거의 중국인..
마음이 아프면서도 아름다웠던 작품입니다.
라인강의 여름입니다. 생기롭던 초록빛을 벗은 풀들과 말라버린 강..
2018년 가뭄으로 최저 수준의 수위를 기록하던 라인강을 찍어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디스토피아적인.. 환경오염과 사람 말고 다른 동식물은 살아갈 수 없는 이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라인강 시리즈의 바로 전 작품인 『라인강 ll』 (1999)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48억 원에 낙찰돼역대 사진 작품 최고가를 기록했다고 하네요.
그의 후속작이나 말라버린 강과 색채가 대비된 작품이 이번 전시에 올라온 바로 위의 『라인강 lll』(2018)
작가가 히어로물을 좋아하는지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이 등장하는 작품도 있어요.
스파이더맨의 작품은 어둡고.. 쓸쓸해 보여서 안 찍었지만, 아이언맨은 정말 귀염찌해서 ❤
아이언맨과 연인 페퍼 포츠의 로맨틱한 순간이죠?
분홍빛 선셋과 함께 히어로들의 일상 혹은 평범함을 관찰할 수 있게 만든 것 같았어요.
그들의 전장은 화려하고 피튀기지만, 사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은 이런 때가 아닐까요?
이밖에도 지구온난화 등 여러 환경문제를 다루거나
아마존, 이케아 등 대기업 공장을 찍어놓는 등의 노동자 계급의 생활상을 탐구하는
여러 사회적 관점이 담긴 것도 많아요.
압도적인 규모를 보여드리려고 제 키랑 비교해서 찍은 사진을 올려봅니다.
164cm + 7cm 힐을 신은 제가 옆에 서도 저렇게나..
5m가 넘는 작품도 있다고 합니다.
안드레아스 거스키는 앞서 말했지만,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진작가'입니다.
공식적으로 사진 낙찰가 상위 30위권 안에 10점이 거스키 작이니까요.
분명 이 작가의 렌즈 속 장면은 실제입니다.
하지만 조작된 풍경이죠, 현실은 또 아니라는 겁니다.
합성과 보정을 통해서 재창조된 우리네 모습 총 40점이 전시됐습니다.
1층엔 전시 기념품 살 수 있는 공간이 있어요.
거스키 작품의 엽서나 포스터 등입니다.
화장실도 감성 가득한 아모레..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테스트용으로 핸드워시와 핸드크림이 있었어요!
예쁘고 향도 좋았습니다 여심저격..
마지막은 화장실이라니 ㅋㅋㅋㅋㅋ
나와서 모든 구조물이 거스키스럽다며, 사진도 거스키스럽게(수평 수직 맞춘) 찍어야 된다고
사진 구도에 세뇌당해서 나왔네요 헤헤
무겁지만 가볍게 볼 수 있던 전시, 안드레아스 거스키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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