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중에 고전, 이번엔 셰익스피어의 명작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각색한 영화를 소개하려 합니다.
올리비아 핫세가 줄리엣으로 출연한 명작이 이미 나와있는 상황에서 1996년, 원작은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또 다른 로미와 줄리엣이 나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라는 배우의 열풍이 이 영화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대 초반의 디카프리오의 빛나는 외모가 담겼고, 이걸 계기로 타이타닉이라는 대작에 캐스팅됩니다.
줄리엣으로는 클레어 데인즈가 출연했습니다.
1. 줄거리
오래전부터 대대로 철천지원수 사이인 베로나의 몬테규와 캐플릿 집안이 나옵니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이 두 집안이 싸우는 걸로 시작합니다.
제목을 모르고 봤다면, ‘이게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싶을 정도의 알록달록한 색감과 파격적인 카메라 워킹이 펼쳐집니다.
나쁘게 말하면 약간의 홍콩 B급 영화 정도의 액션입니다.
결국 싸움의 무대인 주유소에선 큰 화재가 나고 거의 내전을 방불케 하는 싸움에 정부는 집안 어른들에게 마지막 경고를 날립니다.
그러는 와중에 우리 철없는 몬테규 집안의 외아들 로미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짝사랑을 보기 위해 캐플릿 가문의 연회에 참석합니다.
사실 몬테규 집안은 출입금지인데도 절친의 힘으로 들어갑니다.
거기서도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기보다 위대한 개츠비 수준의 화려하고도 광란의 파티 장면이 이어집니다.
원작은 가면무도회지만, 그렇게 되면 우리 잘생긴 디카프리오의 얼굴이 안 보이니 로미오는 가면 따위 쓰지 않고 돌아다닙니다.
로미오는 환락의 공간에서 겨우 정신 차립니다.
마음을 차분히 하고 수족관을 구경하는데, 마침 같은 곳을 바라보던 묘령의 여인과 눈이 마주칩니다.
첫 만남이지만 서로에 대한 끌림을 확인하고 로미오는 그 여인을 찾아 손잡고 사랑의 시를 읊으며 마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다 둘은 서로가 원수의 집안사람이라는 걸 결국 알게 됩니다.
서로의 정체를 알아도 멈출 수 없었던 사랑이었습니다.
이때부터 비극은 시작됩니다.
로미오는 발걸음을 돌리지 못하고 연회가 끝난 캐플릿 가문의 집에 숨어듭니다.
줄리엣 방 앞에서 기웃거리다 로미오는 줄리엣의 진심을 듣게 됩니다.
“오 로미오 그대의 이름은 왜 로미오인가요.”
창문에 대고 외치는 유명한 장면입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이윽고 아름다운 사랑의 맹세까지 하게 됩니다.
결혼을 위해 두 집안의 화합이 필요했던 상황에서 로렌스 신부를 찾아가 둘 만의 결혼서약을 먼저 맺습니다.
마치 청춘 하이틴 영화 같은 그 순간의 장면에선 로미오는 교복을 입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행복함도 잠시, 연회장에서 로미오를 본 캐플릿 집안의 티볼트가 응징을 위해 몬테규 가의 사람들을 데려갑니다.
로미오는 해결을 위해 찾아가게 되지만, 결혼까지 한 터라 그저 맞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계속 맞기만 하는 친구를 그대로 둘 수 없었던 로미오의 절친 머큐시오가 싸움에 휘말리고 심각한 상처를 입게 됩니다.
머큐시오는 두 집안에 저주를 퍼부으면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일로 이성을 잃은 로미오는 결국 광분에 휩싸이고 티볼트를 처단합니다.
두 집안에게 마지막 경고를 날렸던 정부는 로미오를 추방시킵니다.
어려운 현실도 애틋한 사랑에겐 장애물이 되지 못합니다.
줄리엣을 찾아와 잘못을 사죄하며 첫날밤을 보낸 두 사람의 사랑은 그렇게 더욱 깊어지지만, 운명의 장난이 또 시련을 만듭니다.
줄리엣의 부모님은 줄리엣을 잘 나가는 집안과 혼인시키려 일방적으로 밀어붙입니다.
반항하지만 피할 수 없었던 결혼식은 점점 다가오고, 줄리엣은 로렌스 신부를 찾아가 죽을 결심까지 하고 맙니다.
차마 그걸 지켜볼 수 없었던 신부는 죽음으로 위장할 수 있는 독약을 건넵니다.
그 약을 먹고 사람들의 눈을 속여 로미오와 도망갈 수 있게 도와주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신부가 급하게 보낸 편지는 로미오에게 닿지 않고 결혼식이 열렸어야 할 성당에는 장례식이 진행됩니다.
그 사실을 알리 없던 로미오가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고 줄리엣과 함께 잠들겠다고 다짐합니다.
로미오는 경찰과의 추격전 끝에 겨우 잠든 줄리엣 곁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독약을 마시려는 찰나, 줄리엣이 깨어납니다.
하지만 이미 독약을 먹은 로미오는 쓰러지고, 눈앞에서 연인을 잃은 줄리엣 또한 죽음을 함께하기로 합니다.
두 청춘의 사랑은 옆에 나란히 누운 상태로 운명 앞에서 희생된 채 끝을 맺습니다.
2. 감상 포인트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로 끌어오면서 높은 도시의 건물들과 총과 경찰, 패션과 파티 등이 총집합합니다.
뮤지컬 소재도 곁들여 화려함으로 승부하고, 극단적인 줌인과 만화 같은 자막 등으로 새로운 연출을 시도해 고정관념을 깨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사는 셰익스피어의 원작 그대로를 따라가고 있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태양을 시기한 달이라든지, 자칫하면 책을 읽는 것 같을 수도 있는 간지러운 대사가 나옵니다.
그걸 고개 끄덕이게 하는 주연배우, 디카프리오.
탄탄한 연기와 호소력 짙은 감정선으로 영화를 끌어갑니다.
줄리엣보다 로미오의 얼굴에 더 집중하게 될 만큼 화보 같은 비주얼을 남기기도 합니다.
석양을 등지고 발끝부터 얼굴까지 천천히 올라가는 로미오의 첫 등장에서의 카메라 앵글은 명장면 중의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OST도 한몫합니다.
「Kissing you – Des’ree」와 「Lovefool – The Cardigans」
너무 유명한 사랑 테마곡들입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애정씬에서 깔리면서 고전으로 보시는 분들은 이 음악이 여기에서 나왔구나 싶어 반가우실 것 같습니다.
3. 총평
저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 TV 특집으로 이 영화를 접했습니다.
어린이가 본 첫 멜로 영화, 심지어 새드엔딩.
사춘기를 접어들 때라 집안의 반대로 죽음까지 맞이한 사랑에 목놓아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셰익스피어의 걸작답게 대사 하나하나가 주옥같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널리 알려진 이야기지만, 그 시대 청춘의 아픔과 방황이 곁들여져 보기에 지루하지 않으실 겁니다.
물론 디카프리오 얼굴 리즈시절 하나만으로 후회 없을 작품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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