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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짠내 나는 직장인의 번아웃 탈출기 (스포O)

by 심표맨 2022.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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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영화
출처 - 네이버 영화


월요병과 월급 중독에 허덕이는 직장인에겐 꽤 매력적인 제목의 영화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누구나 살면서 처음에 품었던 희망과는 달리 현실의 절망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가 있습니다.
직장인 열 명 중 네 명이 겪고 있다는 번아웃 증후군 얘기입니다.
초심과 밥벌이가 자꾸 머릿속에서 뒤엉켜 결국엔 내 삶까지 망쳐버리는 병입니다.
번아웃 증후군을 주변의 도움으로 탈출하는 내용의 일본 영화입니다.
직장 때문에 점점 피폐해지는 아오야마 다카시 역의 쿠도 아스카 배우 그리고 의문의 조력자인 야마모토 역의 후쿠시 소우타 배우가 출연했습니다.


1. 줄거리

광활한 에메랄드 빛 바다와 대비되는 좁고 더러운 주인공의 집에서 이야기기 시작 됩니다.
출근 준비하는 다카시의 마음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TV 속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마저 월요일 아침은 죽고 싶다며 소리칩니다.
무리한 야근과 직장 스트레스로 지쳐 보이는 다카시는 굽은 등과 풀린 눈으로 지하철 안전선 밖으로 조금씩 걸음을 옮깁니다.
내일 같은 건 안 와도 된다고 생각하며 철로로 몸을 던지려는 순간, 분홍색 셔츠를 입은 한 남자가 사력을 다해 다카시를 끌어냅니다.
알고 보니 다카시의 초등학교 동창, 야마모토입니다.
한눈에 봐도 각 잡힌 정장을 입은 다카시와 대비된 자유로운 행색이었습니다.
이 의문의 남자와 다카시는 회포를 풀기 위해 술 한잔 기울이다가 그의 밝은 기운에 언제 자살기도를 했나 싶을 정도로 함박웃음을 지으며 집으로 돌아갑니다.
사실 다카시는 영업직으로 입사한 신입사원으로, 부푼 마음으로 입사한 것과는 달리 힘든 직장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3개월째 150시간의 야근에 수당도 없고 심지어 갑질 상사까지 최악의 상황입니다.
며칠 후 야마모토는 다카시의 집까지 찾아가게 됩니다.
느닷없이 어릴 적 놀이를 하자며, 마트용 카트를 타고 내리막을 질주하기도 하는 등 자꾸만 다카시를 웃게 합니다.
그래서인지 영업 왕인 선배에게 웃음이 많아진 것 같다며 관심을 받기도 합니다.
그게 좋은 영향이 됐을까, 다카시는 큰 계약까지 성사시킵니다.
야마모토에게 반가운 소식을 전하며 소소한 축하 파티를 하는 다카시는 덕분에 활력이 생겼다며 고맙다는 인사도 잊지 않습니다.
술자리 도중 SNS에서 자신의 진짜 동창인 야마모토가 미국에 살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다카시.
야마모토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며 추궁합니다.
야마모토는 사실 뒤늦게 다른 사람과 착각한 걸 알았다며, 지금부터 친구 하면 된다고 단순하게 말합니다.
둘은 그렇게 제대로 통성명을 하고 다시 한번 친구가 됩니다.
즐거웠던 시간이 지나 다시 현실로 돌아온 다카시에게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얼마 전 성사시킨 거래처에서 클레임이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부장에게 크게 혼나고 실적까지 영업왕 선배에게 넘어가게 됩니다.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던 다카시 눈엔 죽음의 그림자까지 보입니다.
야마모토와 위로주를 마시는데, 그 뒤로 귀신을 연상시키는 검은색 긴 생머리 여자가 무섭게 미소 짓고 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마 다카시의 심리를 표현한 심령 콘셉트 맥거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야마모토는 좌절한 다카시에게 진심으로 다른 일을 찾아보는 게 어떠냐고 권유합니다.
또 다른 퇴근길, 이번엔 다카시가 먼저 전철역에서 버스를 타는 야마모토를 발견합니다.
야마모토는 평소와 다르게 풀 죽어 한껏 우울해 보였습니다.
어디로 가는 건지 따라가 보는데, 종착지는 바로 공동묘지였습니다.
의심스러운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닌 야마모토를 직접 찾아보고, 이미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것까지 알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갑자기 장르가 호러인가 보는 사람도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다카시가 이제껏 알고 지낸 야마모토는 진짜 귀신일까?
직장 내 괴롭힘으로 투신자살한 사실을 알게 되자 혼령이 된 야마모토가 같은 처지의 자신을 도와준 게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전철역에서 두 사람은 다시 마주치게 됩니다.
야마모토 덕분에 다시 활력을 찾았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곤 야마모토가 정말 자신을 구하러 온 귀신이라면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게 야마모토를 성불시키는 길이라고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현실은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영업왕 선배와의 마찰이 계속되면서 궁지에 몰리고 노력해도 달라지지 않는 회사생활에 옥상 난간 위에 위태롭게 서게 됩니다.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는 다카시에게 또 나타난 야마모토는 더 적극적으로 자살을 막습니다.
야마모토는 남아있는 부모님을 생각하라며 설득합니다.
마지막 용기를 내보는 다카시는 용기를 내 시골 부모님 집으로 내려갑니다.
거기서 부모님께 회사를 관두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을 하고, 부모님은 너무나 다정하게 다카시 편을 들어줍니다.
아직 젊으니 더 실패해도 된다며, 살아있으면 인생은 어떻게든 된다고 응원합니다.
결국 다카시는 회사를 관두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리곤 자신을 살려준 야마모토를 식당으로 불러 기다려달라고 말합니다.
“지금부터 잠깐 회사를 관두고 올게, 기다려줘!”
하지만 부장은 쉽게 보내줄리 없고 더 큰 면박을 줍니다.
이미 마음을 단단하게 먹어 흔들림 없던 다카시는 단호하지만 예의 바르게 퇴사하고 밖으로 나옵니다.
그리곤 늘 완벽하게 보였던 영업왕 선배의 사과를 받습니다.
사실 최근 벌어진 실수는 자신이 꾸며낸 일이라고 자백하지만, 다카시에겐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카시는 회사 건물을 나와 아이처럼 신나게 뜁니다.
곧장 야마모토에게 달려갔지만, 이미 사라진 후였습니다.
집안을 정리하며 마음도 정리할 겸 야마모토의 어린 시절을 찾아간 다카시는 거기서 의외의 얘기를 듣게 됩니다.
바로 죽었다고 생각했던 야마모토는 사실 쌍둥이였던 것입니다.
동생이 슬픔을 감추고 회사생활을 견디다 생을 달리하자 속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살고 있던 형이 바로 다카시의 친구를 자처했던 겁니다.
야마모토는 죽은 동생에게 못해줬던 보살핌을 다카시에게 대신 전하면서 오히려 희망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다카시는 오지마을에서 아이들을 돌보던 야마모토의 편지를 받고 한걸음에 달려갑니다.
둘은 결국 재회하고 함께 인생이 다시없을 젊은 날을 의미 있게 보내겠노라 다짐하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2. 감상 포인트

회사생활에 찌든 다카시에게 찾아온 선물 같은 친구 야마모토를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제목부터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생각해봤던 구절입니다.
매력적인 제목 탓인지 개봉 전부터 SNS를 통해 관심이 폭주했고, 그 덕에 개봉조차 당겨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인데, 출간 직후부터 영화화에 대한 요청이 많았다고 합니다.
영화 속 다카시의 상황은 사실 번아웃으로 몰릴 수밖에 없도록 조금 과장되어 있습니다.
3개월째 150시간 초과근무를 하고도 수당은 1원도 받아보지 못하는 상황도 기가 막힌데, 더 최악은 상사입니다.
아들 같아서 그런다며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면서 욕은 기본, 손찌검까지 합니다.
부조리한 건 주변 동료도 마찬가지인데, 진짜 보면서 노동청에 대신 신고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국가와 상관없이 비슷한 고민을 하는 청춘이라는 점에서 공감이 되긴 했으나 회사를 박차고 나오는 과정이 일본의 정서에 맞춰져 정말 단조롭습니다.
한국영화였다면 비리를 밝히고 상사에게 참 교육을 한다든지, 못해도 책상까지는 엎고 와야 속이 시원할 텐데, 다카시는 오히려 “부장님도 좀 쉬세요.”라는 말만 남깁니다.
일본과의 문화 차이 같습니다.
어떤 영화에서든 일본은 구조를 건드리는 결말을 못 봤습니다.
구성원이 탈출하든지 견디든지 영화조차 현실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더 가슴 아팠습니다.
야마모토를 향한 반전도 좋았습니다.
처음부터 혹시 귀신 아닐까?라는 의문을 갖게 하고 결국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정체가 영화를 좀 더 극적으로 만듭니다.
성과를 뺏어간 영업왕 선배의 마지막 또한 기억에 남습니다.
원작에선 잘 가 정도의 담백한 인사였다고 하는데, 영화에선 비굴할 정도로 후배에게 고개 숙이며 용서를 구합니다.
그걸 보면서 회사가 주는 압박이 한 개인의 삶을 이토록 파괴할 수 있구나, 다카시와 같은 피해자로 와닿았습니다.


3. 총평

통쾌한 제목만큼이나 결말이 통쾌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며 내가 어떻게 들어온 회사인데 하며 참고 사는 여러 직장인에겐 위로가 될 수 있는 영화입니다.
다양한 삶에 대한 선택지를 고민하고 그게 내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라는 점이 교훈 삼을 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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