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오말순(나문희)씨는 남편을 일찍 여의고 홀로 아들 반현철(성동일)을 교수로 키운 대단한 분입니다. 어느 날 며느리(황정민)는 아들 반지하(진영)의 진로 문제로 오말순과 다투었던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쓰러져 입원하게 되고, 딸 반하나(김슬기)는 할머니 때문에 엄마가 쓰러진 것이라고 생각해서 할머니를 요양원에 보내자고 합니다.
이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오말순은 절망하며 길을 걷다가 사진관에 걸려있는 오드리 헵번을 보고 영정사진이나 찍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청춘 사진관'에 들어갑니다. 사진사가 "50년은 젊어 보이게 해 드리겠습니다."라는 말에 오말순은 말이라도 그렇게 해줘서 고맙다며 포즈를 잡았습니다.
사진을 찍고 나온 뒤,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던 중 창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자신의 모습이 20살 꽃처녀가 되어버린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잘못 봤겠지 했지만, 혹시 환각이 보이는 건가 싶어서 약국으로 가서 청심환까지 사 먹고 다시 봤지만, 진짜 20대가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난 후로는 하느님이 이대로 죽기는 아까워 보내준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할머니들의 상징인 뽀글뽀글한 파마머리도 헵번처럼 스타일링하고, 꽃무늬 할머니 옷도 세련된 블라우스로 바꾼 뒤, 박 씨(박인환)의 집에 하숙을 하러 들어갑니다. 박 씨의 딸 박나영(김현숙)이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자 오말순은 얼떨결에 오드리 헵번에서 앞 글자를 따온 "오두리"라고 말합니다.
박 씨를 따라 어르신들이 많이 있는 카페에 가게 된 오두리는 옥자(박혜진)가 얄밉게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질투가 나서 자신도 무대에 올라가 노래를 부릅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곧 잘하던 오두리의 노래를 듣고 박 씨, 할머니를 찾아온 손자 반지하, 카페에 있던 사람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뭔지 모를 분위기를 느낀 PD 한승우(이진욱)는 감탄을 했습니다.
그때 마침 손자인 반지하의 밴드에서 보컬과 말다툼으로 인해 보컬이 그만두게 되는 상황이었는데, 반지하가 오두리에게 메인 보컬이 되어 줄 것을 권합니다. 그녀는 손자를 위해 흔쾌히 보컬을 해주기로 합니다. 오두리가 밴드에 들어가 보니 너무 비주류의 음악만 하는 것 같아서 대중적은 음악을 하자고 제안합니다. 그 제안이 받아져 반지하 밴드는 길거리에서 "나성에 가면"이라는 노래로 공연을 하고 사람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습니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오두리는 신인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일전에 카페에서 오두리의 음악을 들어본 적 있던 PD 한승우를 만나게 됩니다. 한승우는 동료의 반대를 무릅쓰고 오두리에게는 묘한 매력이 있다며 신인 소개 코너에 반지하 밴드를 내 보내기로 합니다.
한편 오말순의 행방을 찾던 가족들과 박 씨는 경찰로부터 오말순의 통장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보아 납치가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박 씨는 CCTV에 찍힌 통장 사용자의 우산이 자신의 집에 하숙하고 있는 오두리의 우산과 같은 것을 보고 오두리가 오말순을 납치한 것으로 추측합니다. 결정적으로 오두리의 장롱에서 오말순의 틀니를 발견하고 범인이 틀림없다고 생각한 박 씨가 오두리를 기절시키려 하지만 오히려 오두리에게 역관광을 당해 손발이 묶인 채로 방에 갇히게 됩니다. 박 씨는 어렸을 때부터 같이 지낸 오말순의 틀니를 못 알아볼 것 같냐며 오두리에게 자수해라고 하지만, 오두리는 젊어진 나를 알아보지도 못하면서 무슨 소리 하냐고 다그칩니다. 그러고 나서 어떻게 해서 오두리가 젊어진 오말순이 되었는지 박 씨에게 말해줍니다.
오두리와 PD 한승우는 노래를 녹음하면서 사이가 가까워지는데, 그는 엄마 같은 분위기를 갖고 있는 그녀가 좋다고 고백합니다. 그녀 역시 설레고 좋지만 자기가 처한 상황 때문에 마음을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박 씨, 한승우와 함께 워터파크에 놀라가게 됩니다. 오두리는 수영장에서 신나게 놀다가 발에 상처가 생기는데, 피가 난 곳의 주변이 예전의 피부로 돌아가는 것을 확인합니다. 이것을 보고 몸에서 피가 빠져나가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2. 결말
반지하 밴드가 신인 코너에 방송 일정이 잡힌 날.
반지하가 자전거를 타고 방송국으로 오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이 소식을 들은 반지하 밴드 멤버들은 지하가 다친 상황에서 공연을 하는 것을 도리에 어긋난다고 생각해서 공연을 취소하고 지하에게 가보자고 합니다. 하지만 오두리는 반지하가 작곡한 노래를 그가 들을 수 있게 공연을 하자고 말합니다. 그것이 지하가 진정 원하는 것일 거라고 생각하면서 공연을 시작합니다.
오두리는 공연이 끝나자마자 급히 병원으로 갔습니다. 병원 측에서 말하기를 반지하가 사고 당시 과다출혈로 수혈을 해야 하는데, 그의 피가 희귀 혈액형이라 당장 수술을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가족들은 오말순이 반지하와 같은 혈액형인 것을 생각해 내지만, 오말순은 가출 상태라서 반지하 엄마는 오열을 합니다. 결국 오두리가 자기가 같은 혈액형이라고 반지하에게 수혈을 해주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피를 뽑아내면 오두리는 다시 오말순으로 돌아가고 맙니다. 이 사실을 아는 박 씨는 오두리를 따로 불러내 수혈하지 말라고 지금 멀리 떠나서 남은 인생을 즐기라고 말합니다.
이 대화를 엿들은 아들 반현철은 오두리에게 힘들게 살아온 과거를 말하면서 "제 아들은 제가 알아서 살릴 테니 이제 어머니는 어머니의 인생을 사세요"라고 펑펑 울면서 이야기를 하지만 오두리는 다시 태어나도 너희들의 엄마, 할머니로 태어나겠다며 수혈하러 들어갑니다.
수혈을 한 후, 원래의 삶으로 돌아왔지만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두리가 사라진 반지하 밴드에는 오말순의 손녀가 보컬을 맡게 되었습니다. 오말순은 손자, 손녀들의 공연을 보러 와서 며느리와 티격태격하는대도 예전과 같은 고부갈등은 찾아볼 수 없고 며느리와 친한 친구같이 지냅니다.
오말순은 손자, 손녀의 공연을 다 보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한승우를 보게 되지만, 한승우는 할머니가 된 오말순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는 박 씨도 젊은 시절이 그리웠는지 '청춘 사진관'에 가서 젊은 모습으로 돌아와 "워뗘 후 달려?"라는 명대사를 남긴 채 막을 내리게 됩니다.
3. 총평
코믹과 감동이 고루 섞여 마음이 즐겁고 따뜻해지는 영화였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오말순이 손자 반지하에게 수혈을 하면서 "좋은 꿈을 꿨네... 참말로 재미나고 좋은 꿈이었구먼"이라고 말하는 독백이었습니다.
새로운 인생을 더 즐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어린 시절 시골에 계시던 할머니가 생각났었습니다. 할머니 댁에 가면 손자에게 뭐라도 주고 싶은 마음에 멀리 있는 슈퍼까지 가서 아이스크림도 미리 사놓으시고 다 먹지도 못하는 고봉밥과 반찬을 내어주시면서 많이 먹어라 하시던 그 모습이 생각나서 마음이 찡했습니다.
무미건조하고 반복되는 일상에 힐링되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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