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우선, 등장인물을 먼저 보면 세상 제일 솔직한 국회의원으로 나오는 주상숙 역의 라미란 배우와 보좌관 박희철 역의 김무열 배우가 호흡을 맞췄습니다. 그리고 주상숙의 할머니 김옥희 역으로는 나문희 배우, 남편 역할로는 윤경호 배우가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선거 캠프 책사인 이운학 역의 송영창 배우 등 연기파 연기자들이 출연했습니다.
베테랑 삼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이 선거를 앞두고 판타지 같은 계기로 거짓말을 못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위장전입과 원정 출산, 뇌물수수 그리고 가족 스캔들까지 갖다 붙일 수 있는 비리는 다 갖춘 사람에게 치명적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유능한 킹메이커, 이운학(송영창)이 선거 캠프에 참여하면서 세상 제일 솔직한 후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고군분투하게 됩니다. 의심쩍은 냄새를 맡은 김준영 기자(온주완)가 주상숙의 비리를 폭로하고 이운학을 포함한 당대표 등 주변 사람까지 등을 돌리게 됩니다. 사면초가에 빠진 주상숙에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신적 지주인 할머니(나문희)까지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새로 태어난 주상숙은 자신을 포함한 정치계의 더러운 부정부패가 담긴 몰래카메라를 제보합니다.
몇 년 뒤, 초심으로 돌아간 주상숙은 무소속으로 서울시장 후보에 도전하게 되는 성장 스토리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2. 감상 포인트
정직한 후보는 ‘O Candidato Honesto’라는 브라질 영화가 원작입니다.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각색했고 원래 주인공은 남자였지만, 과감하게 성별도 바꿨습니다. 그 결정으로 가부장적인 남편과 고부갈등, 육아와 출산 문제 등 한국 여성의 이야기가 등장할 수 있었습니다. 자칫 뻔할 수 있는 흐름을 좀 더 입체적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밖에선 성공한 여성 정치인이지만, 집 안에선 남편에게 쩔쩔매고 시어머니에게 꽉 잡혀 삽니다. 그런데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면서 전화도 무릎 꿇고 받던 사람의 입에서 갑자기 망할 놈의 할망구라는 단어가 튀어나옵니다. 이런 부분에서 오는 통쾌함 또한 재미있는 볼거리라고 생각됩니다. 이 영화를 끝까지 보게 하는 힘은 주연배우인 주상숙 역할의 라미란에서 나옵니다. 어쩌면 거짓말이 세상에서 제일 쉽고 익숙한 정치인이 하루아침에 입만 열면 숨기고 싶은 사실까지 술술 말하게 되는 이 비현실적인 설정을 단박에 몰입하게 합니다.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함께 나오는 배우들의 호흡도 좋아서 보는 내내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19금 개그도 나오는데, 소위 말하는 ‘리스 부부’를 두고 주상숙은 “우리가 불알친구냐, 우정사업본부냐”라고 소리치는 장면도 나옵니다. 라미란 배우의 호통을 받아주는 쭈구리 남편 역할의 윤경호 배우의 리액션 또한 일품입니다. 무엇보다 블랙코미디랍시고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정치 풍자 때문에 김새기 일쑤였는데, 이 영화는 거침없습니다. 모 정치인이 인터뷰를 피해 기자와 달리기 한판 하는 모습이라든지, 돌연 선대 위원장과 후보 간의 마찰로 사퇴를 한다든지 하는 낯간지러운 우리 정치인의 모습들을 패러디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3. 총평
국회의원이라는 인물을 내세워 정직함이 주는 가치를 깨닫게 합니다.
자신이 쓴 화려한 가면보다 조금 부족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내면이 때론 더 큰 힘을 갖게 해 준다는 걸 일깨워 줍니다.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옥살이를 끝낸 주상숙에게 남은 건 사람들의 손가락질이 아니었습니다.
그랬다면 성장 스토리가 될 수 없었겠지만, 돌아온 주상숙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더욱 단단해져 숨지 않고 나타났습니다.
서울시장 ‘무소속’ 후보로 말입니다.
학생운동에 참여해 정부의 불합리에 대항했던 주상숙의 캐릭터를 봤을 때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초심을 표현하려 했던 점은 이해하지만, 물론 안타까운 점은 있습니다.
정치사범이 또다시 나와 정치를 한다는 건 우리에겐 익숙한 일입니다.
물론 그들의 죄가 가볍고 무겁고를 떠나 범죄자라는 틀을 무시 못 하는 저로선 마지막까지 꼭 정치인이어야만 했나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정치라는 주제로 무겁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꽤 웃음 승률 좋은 영왓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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